1. 프롤로그: 우리는 'IT 팀' 같은 거 없다
나는 대한민국 흔한 중소 조선기자재 회사의 실무자 이다. 내 업무?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 오전에 자재 발주 넣다가, 오후에 용접 불량 났다고 하면 안전모 쓰고 현장 뛰어가고, 5시쯤 자리에 앉으면 사장님이 "그 프로젝트 일정표 엑셀 정리됐나?" 하고 찾으신다. 한마디로 '만능 엔터테이너'이자 '고급 잡부'다.
우리 같은 중소기업에 거창한 ERP? 비싸서 엄두도 못 낸다. 있어도 무거워서 안 쓴다. 결국 만만한 게 엑셀인데, 이게 프로젝트 몇 개 겹치면 사람 잡는다. 납기일 바뀌면 엑셀 칸 칠하고, 날짜 계산기 두드리고... 이거 하느라 정작 중요한 관리는 못 하고 '엑셀 노가다'만 하다가 야근 당첨이다.
"안 되겠다. 내가 만들어서 쓰고 만다."

그렇게 시작했다.
코딩? C언어는 비타민 이름인 줄 아는 내가, 요즘 핫하다는 AI(Cursor) 하나 믿고 '자동 생산 스케줄러' 만들기에 도전했다.
2. 개발 과정: '짬바'가 기획이고, AI가 개발자다
처음엔 막막했다. 파이썬이니 뭐니 하나도 모르니까. 그런데 해보니까 알겠더라. 중요한 건 '코딩 실력'이 아니라 '현장을 아는 눈(Domain Knowledge)'이라는 걸.
개발자들은 모른다. 현장에서는 비 오면 도장 공정 미뤄야 하고, 자재 늦게 오면 밤샘을 해서라도 일정 당겨야 한다는 걸. 나는 AI한테 내 업무를 설명했다.
- 나: "야, 보통은 납기일 기준으로 역산(Backward)해서 일정 짜는데, 자재 늦게 들어오는 블록은 착수일 박아놓고 정산(Forward)으로 계산 돌려야 돼. 안 그럼 납기 터져."
- AI: (찰떡같이 알아듣고 코드를 짜준다) "하이브리드 스케줄링 로직을 구현했습니다!"
내가 "이런 기능이 필요해"라고 기획하면, AI가 "대령했습니다" 하고 코드를 짠다. 이거... 생각보다 궁합이 잘 맞는다.
3. IronFlow: 현업 아저씨가 만든 '진짜' 스케줄러

그렇게 탄생한 게 내 자식 같은 프로그램, **IronFlow**다. 겉멋 다 빼고, 우리 회사 현장에서 당장 써먹을 기능만 꾹꾹 눌러 담았다.

① '정산'과 '역산'의 콜라보 (하이브리드 스케줄링) 이게 핵심이다. 모든 블록을 똑같이 계산하지 않는다. 급한 놈은 납기 기준(역산), 자재 늦는 놈은 착수일 기준(정산). 두 가지가 섞여서 돌아가니, "지금 시작하면 납기 3일 지연입니다!" 하고 빨간불을 띄워준다. 이거 보고 미리미리 잔업 계획 잡는 거다.

② 현장 친화적 '간트차트'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기존 차트들은 희멀건 해서 눈에 안 들어온다. 반장님들 보기 편하게 주말(토/일)은 회색으로 칠하고, 오늘 날짜엔 빨간 선 그어줬다. 모눈종이처럼 격자 딱 그려놓으니, "아, 이번 주 안에 용접 끝내야 하네" 하고 바로 답 나온다.

③ 엑셀은 '입력'만, '관리'는 웹에서 매번 엑셀 파일 취합하는 거 지긋지긋했다. 이제 각 파트 반장님들이 입력한 엑셀 한 번만 올리면 끝이다. 수정 사항? 웹 화면에서 클릭 몇 번이면 일정표가 싹 바뀐다. 사장님이 물어보시면 그냥 웹사이트 주소(URL) 카톡으로 보내드린다. "폰으로 확인하십쇼" 하고. ㅋㅋㅋ 상상만해도 뿌듯하구만! 하지만!!!
4. 에필로그: 엔진은 돌기 시작했다, 이제 '차 키'를 만들 차례
일단 스케줄러의 핵심인 '엔진'은 완성했다. 하지만 현장 반장님들이 너도나도 들어와서 아무거나 막 수정해버리면? 그날로 데이터는 꼬이고 내 멘탈도 터지는 거다.
그래서 내 다음 목표는 확실하다. "로그인 기능과 부서별 권한 설정."
용접 반장님은 용접 일정만, 도장 반장님은 도장 일정만 건드릴 수 있게 '칸막이'를 쳐야 진짜 완성이다. (이거 안 해두면 나중에 "김반장이 지웠네, 이반장이 지웠네" 싸움 나는 꼴, 안 봐도 비디오다.)
우리 같은 중소기업 아저씨들의 도전은 '완성'이 없다.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편해지면 그걸로 성공이다. 로그인 기능 탑재해서 돌아올 'IronFlow 개발기 2탄', 기대해주시라.
대한민국의 모든 '만능 해결사' 김차장, 박부장님들. 오늘도 현장과 엑셀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칼퇴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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